노자 도덕경 제24장: 인위적인 노력의 덧없음

2025. 5. 6.

 

노자 도덕경 제24장은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노력, 자신을 내세우거나 과시하는 행위가 얼마나 덧없고 해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비유를 통해 설명하는 장입니다. 도(道)의 관점에서 이러한 인위적인 행위는 불필요하고 해로운 '군더더기'에 불과하며, 도를 따르는 사람은 이러한 방식을 멀리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억지로 발돋움하거나 애쓰는 대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좋다.

 

 

📜 원문 (原文)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其於道也 曰餘食贅形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 원문 의미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한다.
성큼성큼 걷는 자는 (멀리) 나아가지 못한다.
스스로 드러내는 자는 밝게 빛나지 못한다.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자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스스로 내세우는 자는 공을 이루지 못한다.
스스로 뽐내는 자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그것이 도(道)에 있어서는, 남은 음식이나 쓸데없는 형체(군더더기)와 같다.
만물조차도 그것을 싫어한다.
그러므로 도를 지닌 자는 그러한 태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 구절별 해설 및 해석 (逐句解說與解釋)

 

1. 企者不立 (기자 불립)

o  문자적 의미: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한다.

 

o  해설: '企者(기자)'는 발뒤꿈치를 들고 발돋움하며 서 있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더 높아지거나 눈에 띄기 위해 애쓰는 인위적인 노력을 비유합니다. '不立(불립)'은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없다, 오래 서 있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o  해석: 자신의 키보다 더 높아 보이려고 발돋움하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자신을 높이려 애쓰는 사람은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불안정해집니다. 부자연스러운 노력은 지속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2. 跨者不行 (과자 불행)

o  문자적 의미: 성큼성큼 걷는 자는 (멀리) 나아가지 못한다

 

o  해설: '跨者(과자)'는 보폭을 너무 넓게 하여 성큼성큼 걷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자연스러운 걸음걸이가 아닌, 인위적으로 빠르거나 힘차게 보이려는 노력을 비유합니다. '不行(불행)'은 제대로 걸어갈 수 없다, 멀리 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o  해석: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아닌 부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성큼성큼 걸으면 오히려 금방 지치거나 넘어지기 쉽고, 멀리까지 꾸준히 걸어갈 수 없습니다. 인위적인 힘이나 속도는 지속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함을 시사합니다.

 

3. 自見者不明 (자견자 불명)

o  문자적 의미: 스스로 드러내는 자는 밝게 빛나지 못한다.

 

o  해설: '自見者(자견자)'는 스스로(自)를 드러내고(見) 남에게 보이려 애쓰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자신의 존재나 능력을 과시하려 드는 태도입니다. '不明(불명)'은 밝지 못하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o  해석: 인위적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 애쓰는 사람은 오히려 그 진실된 모습이나 가치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흐릿해 보입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을 때 진정으로 빛난다는 제7장의 '不自見故明'과 같은 맥락입니다.

 

4. 自是者不彰 (자시자 불창)

o  문자적 의미: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자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o  해설: '自是者(자시자)'는 스스로(自)의 주장이나 판단만이 옳다고 여기고 고집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不彰(불창)'은 드러나지 않는다, 분명해지지 않는다, 인정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o  해석: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그의 올바름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스스로 옳다고 하지 않을 때 인정받는다는 제22장의 '不自是故彰'과 같은 맥락입니다.

 

5. 自伐者無功 (자벌자 무공)

o  문자적 의미: 스스로 내세우는 자는 공을 이루지 못한다.

 

o  해설: '自伐者(자벌자)'는 스스로(自)의 공적이나 능력을 자랑하고 뽐내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無功(무공)'은 공(업적)이 없다, 진정한 성과나 가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o  해석: 자신이 이룬 성과를 스스로 자랑하고 뽐내는 사람은 오히려 그 공적의 가치가 퇴색되거나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자랑하지 않을 때 공이 보전된다는 제2장, 3장, 22장, 77장 등의 '功成而弗居', '不自伐故有功'과 같은 맥락입니다.

 

6. 自矜者不長 (자긍자 불장)

o  문자적 의미: 스스로 뽐내는 자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o  해설: '自矜者(자긍자)'는 스스로(自) 뽐내고(矜) 자만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不長(불장)'은 오래가지 못하다, 지속되지 못하다, 성장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o  해석: 자신의 능력이나 성공에 자만하고 우쭐대는 사람은 그 상태나 성공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결국 몰락하게 됩니다. 뽐내지 않을 때 오래간다는 제9장, 22장 등의 '不自矜故長'과 같은 맥락입니다.

 

7. 其於道也 曰餘食贅形 (기어 도야 왈 여식 철형)

o  문자적 의미: 그것이 도(道)에 있어서는, 남은 음식이나 쓸데없는 형체(군더더기)와 같다.

 

o  해설: '其於道也(기어 도야)'는 '그것(其)이 도(道)에 있어서는(於道) 말하건대(也)'라는 구문입니다. 여기서 '其'는 앞서 열거된 '企者, 跨者, 自見者' 등의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위와 그러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曰餘食贅形(왈 여식 철형)'은 '~라고 말한다(曰)', '남은 음식(餘食)'과 '쓸데없는/덧붙여진 형체(贅形)'라는 뜻입니다. '贅形'은 군더더기, 불필요한 부분을 의미합니다.

 

o  해석: 앞서 열거된 모든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동들은 도(道)의 관점에서 볼 때, 마치 식사 후에 남은 찌꺼기나 몸에 붙은 불필요한 군더더기처럼 무익하고 해로운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도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조화를 거스르는 인위적인 노력은 가치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8. 物或惡之 (물 혹 오지)

o  문자적 의미: 만물조차도 그것을 싫어한다.

 

o  해설: '物(물)'은 만물, 자연 세계를 의미합니다. '或(혹)'은 혹시, 어쩌면, 또는 단정적인 의미로 '분명히'. '惡之(오지)'는 '그것(之)을 싫어하다(惡)'. '之'는 앞선 '餘食贅形'과 같은 인위적인 행위나 그것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o  해석: 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는 이러한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동은 만물, 즉 자연 세계의 조화와도 어긋나므로, 자연조차도 이러한 행위를 좋아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9. 故有道者不處 (고 유도자 불처)

o  문자적 의미: 그러므로 도를 지닌 자는 그러한 태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o  해설: '故(고)'는 앞선 이유('餘食贅形'이며 '物或惡之'이기 때문에)에 대한 결론입니다 ('그러므로'). '有道者(유도자)'는 도를 체득하고 따르는 사람, 성인을 가리킵니다. '不處(불처)'는 '~에 처하지 않는다', '~을 행하지 않는다', '~에 머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處'는 앞서 말한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위의 상태나 방식을 의미합니다.

 

o  해석: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동은 도의 관점에서 무익하고 자연도 싫어하므로, 도를 체득한 사람은 이러한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그러한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무위(無為)와 겸손의 삶을 실천하는 도인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 전체 해석

     

스물네 번째 장은 억지로 애쓰거나 자신을 내세우는 행동의 덧없음을 이야기합니다.

 

발뒤꿈치를 들고 발돋움하는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합니다. 보폭을 너무 넓게 성큼성큼 걷는 사람은 멀리 걸어가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려 애쓰는 사람은 오히려 진실된 모습이 밝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분명해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룬 공적을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진정한 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성공에 자만하는 사람은 그 상태가 오래가지 못하고 몰락합니다.

 

이러한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모든 행동은 도(道)의 관점에서 볼 때, 마치 식사 후 남은 찌꺼기나 몸에 붙은 쓸데없는 군더더기처럼 무익하고 해로운 것입니다. 심지어 만물, 즉 자연조차도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행위를 좋아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를 체득하고 따르는 사람은 이러한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그러한 상태에 머물지 않습니다.

 

🌟 제24장의 전체적인 의미와 중요성

 

제24장은 다음과 같은 핵심 사상을 제시합니다.

 

  1. 인위적인 노력의 한계: 발돋움, 성큼성큼 걷기 등의 비유를 통해 자연스럽지 않고 억지스러운 노력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함을 보여줍니다.
  2. 자아 과시의 부정적 결과: 자신을 드러내고(自見), 옳다고 고집하고(自是), 자랑하고(自伐), 뽐내는(自矜) 등의 자아 중심적이고 과시적인 태도는 오히려 진정한 가치(밝음, 분명함, 공적, 영속성)를 얻는 데 방해가 됨을 강조합니다. 이는 제7장과 22장의 역설적인 원리를 다시 한번 제시합니다.
  3. 도의 관점에서 본 인위적인 것: 도의 조화로운 질서와 비교할 때, 이러한 인위적인 행위는 불필요하고 해로운 '군더더기'(餘食贅形)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합니다.
  4. 자연의 거부: 이러한 인위적인 행위는 만물(자연)조차 싫어한다고 말하며,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인간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5. 도인의 태도: 도를 따르는 사람은 이러한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동을 멀리하고 '무위(無為)'와 겸손의 삶을 실천해야 함을 결론적으로 제시합니다.

 

제24장은 도가 사상의 핵심인 '무위(無為)'와 '겸손'의 가치를 인위적이고 과시적인 행동의 폐해와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강조하는 장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취나 인정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겸손한 태도를 통해 진정한 안정과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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