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제68장은 제66장에서 강조된 '다투지 않음(不爭)'의 원리를 구체적인 상황, 특히 싸움, 대적, 백성 다스림, 남을 부리는 상황에 적용하여 설명하는 장입니다. 진정한 '잘하는 자(善者)'는 인위적인 힘이나 기세로 대립하거나 억지로 누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겸손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승리하고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는다는 도(道)의 역설적인 승리 철학을 제시합니다.
善為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為之下
是謂不爭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配天古之極
진정한 무사는 무력(武)을 쓰지 않는다.
잘 싸우는 자는 화(怒)를 내지 않는다.
적을 잘 이기는 자는 직접 다투지 않는다.
사람을 잘 부리는 자는 자신을 낮춘다.
이것을 다투지 않는 덕이라고 한다.
이것을 사람의 힘을 온전히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하늘(자연)과 짝하며 옛날의 지극한 도리라고 한다.
💧 구절별 해설 및 해석 (逐句解說與解釋)
1. 善為士者不武 (선위사자 불무)
o 문자적 의미: 진정한 무사는 무력(武)을 쓰지 않는다.
o 해설: '善為士者(선위사자)'는 '잘(善) 士가 되는(為) 자(者)'. '士'는 무사, 군인, 또는 지식인/지도자를 의미합니다. 문맥상 무력이나 전쟁과 관련된 맥락이므로 '무사'나 '군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不武(불무)'는 '무력(武)을 쓰지 않는다(不)'. '武'는 무력, 용맹, 물리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o 해석: 진정으로 뛰어난 무사나 군인은 억지스러운 무력이나 과시적인 용맹을 함부로 드러내거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위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30장, 31장에서 병기 사용을 경계한 것과 연결됩니다.
2. 善戰者不怒 (선전자 불노)
o 문자적 의미: 잘 싸우는 자는 화(怒)를 내지 않는다.
o 해설: '善戰者(선전자)'는 '잘(善) 싸우는(戰) 자(者)'. '不怒(불노)'는 '노(怒, 화/분노)를 내지 않는다'. 감정적인 동요나 분노는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실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o 해석: 싸움에서 진정으로 뛰어난 사람은 감정적인 동요나 분노에 휩싸이지 않습니다.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도가 말하는 '고요함(靜)'의 중요성과 연결됩니다.
3. 善勝敵者不與 (선승적자 불여)
o 문자적 의미: 적을 잘 이기는 자는 직접 다투지 않는다.
o 해설: '善勝敵者(선승적자)'는 '적을 잘(善) 이기는(勝敵) 자(者)'. '不與(불여)'는 '~와 더불어 하지 않는다(不與)'. 여기서 '與'는 '대립하다', '맞서 싸우다', '겨루다', '정면으로 부딪히다'는 의미입니다.
o 해석: 적을 진정으로 잘 이기는 사람은 인위적으로 적과 정면으로 대립하거나 맞서 싸우려 하지 않습니다. 힘으로 누르거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 상대방이 스스로 물러서거나 무력화되도록 유도하는 등 간접적이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승리를 이끌어냅니다. 이는 '다투지 않음(不爭)'의 실천적 적용입니다 (제66장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과 연결).
4. 善用人者為之下 (선용인자 위지하)
o 문자적 의미: 사람을 잘 부리는 자는 자신을 낮춘다.
o 해설: '善用人者(선용인자)'는 '사람을 잘(善) 부리는/활용하는(用人) 자(者)'. 지도자나 관리자가 백성이나 부하를 잘 이끌고 활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為之下(위지하)'는 '그들(之, 사람)보다 낮아진다(為下)'. 스스로를 낮추어 백성 아래에 처하거나, 겸손하고 백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함을 의미합니다 (제61장 '大國者下流', 제66장 '欲上民 必以言下之'와 연결).
o 해석: 다른 사람들의 능력과 힘을 잘 이끌어내고 활용하는 진정한 리더는 인위적인 권위로 군림하거나 명령하기보다,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하며 백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백성 아래에 처함으로써 백성들이 마음 놓고 따르고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5. 是謂不爭之德 (시위 불쟁 지덕)
o 문자적 의미: 이것을 다투지 않는 덕이라고 한다.
o 해설: '是謂(시위)'는 앞서 나열된 네 가지 태도('不武', '不怒', '不與', '為之下')를 가리킵니다. '不爭之德(불쟁 지덕)'은 '다투지 않음(不爭)이라는 덕성(德)'. 제22장 '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제66장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에서 강조된 '다투지 않음'이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도에서 비롯된 강력한 '덕'임을 보여줍니다.
o 해석: 무력과 분노를 버리고, 정면 대결을 피하며, 스스로를 낮추는 이러한 태도들은 모두 '다투지 않음(不爭)'이라는 도가 지닌 강력한 '덕'의 발현입니다. 인위적인 경쟁을 넘어선 도의 덕성을 강조합니다.
6. 是謂用人之力 (시위 용인 지력)
o 문자적 의미: 이것을 사람의 힘을 온전히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o 해설: '是謂(시위)'는 앞서 나열된 태도들, 특히 '為之下'를 가리킵니다. '用人之力(용인 지력)'은 '사람(人)의 힘/능력(力)을 사용하다/활용하다(用)'.
o 해석: 스스로를 낮추고 다투지 않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능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활용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위적인 명령이나 강압 없이 사람의 진정한 힘과 역량을 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말합니다.
7. 是謂配天古之極 (시위 배천 고지극)
o 문자적 의미: 이것을 하늘(자연)과 짝하며 옛날의 지극한 도리라고 한다.
o 해설: '是謂(시위)'는 앞선 모든 내용('다투지 않음의 덕', '사람의 힘을 쓰는 것')을 가리킵니다. '配天(배천)'은 '하늘(天)에 짝하다/일치하다/부합하다(配)'. 도(道)의 원리가 곧 하늘의 원리이므로, 도를 따르는 삶이 자연의 이치와 완전히 일치함을 의미합니다. '古之極(고지극)'은 '옛날(古之)의 극치/최고의 경지(極)'.
o 해석: 인위적인 다툼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만물과 조화하며 사람의 힘을 이끌어내는 이러한 '다투지 않음의 덕'이야말로, 우주의 자연적인 원리(하늘)와 일치하는 것이며, 고대 성인들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삶과 통치의 최고 경지임을 선언하며 장을 마무리합니다.
예순여덟 번째 장은 진정한 강함과 승리는 다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투지 않음에서 온다는 역설을 이야기합니다.
진정으로 뛰어난 '무사'는 억지스러운 '무력이나 과시적인 용맹을 함부로 쓰지' 않습니다. 싸움에서 '잘하는 사람'은 감정적인 '화나 분노에 휩싸이지' 않습니다. 적을 '잘 이기는 사람'은 인위적으로 '적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려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능력과 힘을 '잘 이끌어내는 리더'는 인위적인 권위로 군림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춥니다'.
이러한 모든 태도들, 즉 무력을 쓰지 않고, 화내지 않으며, 맞서 싸우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것은 모두 **'다투지 않음(不爭)'이라는 도(道)가 지닌 '강력한 덕성'**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인위적인 명령이나 강압 없이 '사람의 진정한 힘과 역량을 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투지 않음의 덕'을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우주의 **'자연적인 원리(하늘)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며, **고대 성인들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삶과 통치의 '최고 경지'**입니다.
🌟 제68장의 전체적인 의미와 중요성
제68장은 다음과 같은 핵심 사상을 제시합니다.
- 다투지 않음(不爭)의 다양한 양상: '불무(不武)', '불노(不怒)', '불여(불與)', '위지하(為之下)'라는 구체적인 행동 양식을 통해 '다투지 않음'이 단순한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실천 덕목임을 보여줍니다.
- 다투지 않음의 역설적 승리: 물리적인 강함이나 감정적 동요, 정면 대결 없이도 궁극적으로 적을 이기고(善勝敵者불與), 사람의 힘을 이끌어내며(用人之力), 모든 존재와 다툴 필요가 없어지는(天下莫能與之爭) 역설적인 승리 방식을 제시합니다.
- 리더십의 본질: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기보다 스스로를 낮추는 것(為之下)이 사람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진정한 리더십임을 강조합니다.
- '불쟁지덕(不爭之德)'의 의미: '다투지 않음'이 도에서 비롯된 강력한 내면의 힘, 즉 '덕'임을 명시하며, 이는 도가 사상의 핵심적인 덕목입니다.
- 도의 이상적 경지: 다투지 않음의 덕을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자연의 원리(하늘)와 합치되고 고대 성인들의 이상적인 경지에 이르는 길임을 제시합니다.
제68장은 도덕경의 핵심 사상인 '다투지 않음(不爭)'의 심오함과 강력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 중 하나입니다. 인위적인 경쟁과 힘의 논리를 벗어나 자연의 순리에 따르고 자신을 낮출 때, 역설적으로 진정한 힘과 승리, 그리고 모든 존재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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