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12화. 큰 더위가 맹렬한, 대서(大暑)

2025. 6. 7.

 

지난 화에서는 '소서(小暑)'를 통해 '작은 더위'가 시작되고, 장마가 본격화되는 시기를 보았습니다. 무더위와 습한 기운 속에서도 푸른 농작물들이 왕성하게 자라던 활기찬 절기였죠.

 

오늘은 소서 다음으로 찾아오는 열두 번째 절기이자,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 '대서(大暑)'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름 그대로 '큰 더위'가 맹렬하게 기승을 부리는 대서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선조들은 어떻게 이 뜨거운 계절을 이겨냈을까요?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서(大暑): 큰 더위가 맹렬한 이미지

 

 

🌿 1. 대서, 그 이름에 담긴 의미와 시기

'대서(大暑)'는 한자 그대로 '클 대(大)'와 '더울 서(暑)'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즉, "큰 더위가 맹렬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4절기 중 열두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보통 7월 22일 또는 23일경에 찾아옵니다. 태양의 황도상 위치가 120도에 있을 때를 말하죠.

 

대서는 이름처럼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되어 폭염이 기승을 부립니다. 중복(中伏)과 말복(末伏)이 대서 무렵에 드는 경우가 많아, '삼복더위'의 절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높은 기온과 습도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사람도 자연도 지치기 쉬운 때입니다.

 

🌳 2. 자연의 변화: 뜨거운 햇볕과 지친 생명력

대서 무렵의 자연은 뜨거운 햇볕과 높은 습도로 인해 때로는 지쳐 보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o  극심한 더위:

최고 기온이 연중 가장 높아지는 시기입니다. 한낮에는 야외 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며, 열대야 현상도 자주 발생합니다.

 

o  장마의 끝자락 또는 폭염:

장마가 끝나가면서 습하고 후텁지근한 기운은 여전하고, 비가 그친 후에는 더욱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며 폭염이 이어집니다.

 

o  논밭의 풍경:

벼는 한창 자라나고, 옥수수, 수박, 참외 등 여름 작물들은 뜨거운 햇볕을 받아 더욱 빠르게 익어갑니다. 하지만 과도한 더위와 가뭄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o  매미와 풀벌레 소리:

매미의 울음소리가 절정에 달하고, 밤에는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며 여름밤의 정취를 더합니다.

 

o  더위에 지친 모습: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식물들도 축 늘어져 보이거나, 동물들도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등 더위에 지친 모습이 관찰됩니다.

 

대서는 여름의 가장 뜨거운 고비입니다. 자연의 모든 생명력이 뜨거운 햇볕을 받아 힘겹게 성장하는 시기이며, 풍요로운 가을을 위한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3. 대서의 풍습과 삶의 지혜

대서는 무더위를 이겨내고 건강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둔 다양한 풍습들이 전해 내려왔습니다.

 

o  삼복(三伏) 더위와 보양식:
대서 무렵은 일 년 중 가장 더운 '삼복더위'의 절정입니다. 이때 사람들은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을 잃기 쉬우므로, 몸의 원기를 보충하기 위한 보양식을 즐겨 먹었습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삼계탕, 보신탕, 민어탕 등이 있었습니다. 이는 조상들의 지혜로운 여름 건강 관리법이었습니다.

 

o  논 김매기:
소서에 이어 대서에도 논의 잡초를 뽑는 김매기 작업이 계속됩니다. 벼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o  과일 수확:
이 시기에는 복숭아, 자두, 포도 등 여름 과일이 본격적으로 익어 수확되었습니다. 땀 흘려 일한 뒤 시원한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o  시원한 음식 즐기기:
차가운 우물물에 발을 담그거나, 얼음을 구하기 힘든 시절에는 차가운 냇물에 수박을 담가 먹는 등 시원한 음식을 통해 더위를 이겨냈습니다. 냉국수, 팥빙수 등의 원형이 될 수 있는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o  피서 (避暑):
더위를 피해 시원한 산이나 계곡을 찾아가는 '피서'는 예로부터 존재했습니다. 자연 속에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휴식을 취하며 기력을 회복했습니다.

 

🌳 4. 현대인의 대서, 어떻게 맞이할까?

현대인의 대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가 있지만, 여전히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자연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o  철저한 건강 관리:

폭염에 대비하여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온열 질환을 예방해야 합니다.

 

o  제철 보양식 즐기기:

삼계탕, 장어 등 전통적인 보양식 외에도 다양한 여름 제철 식재료(수박, 참외, 복숭아, 오이 등)를 활용하여 건강하고 시원한 식단을 꾸려 보세요.

 

o  피서 및 휴식:

무더운 날씨에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시원한 계곡, 바다 등으로 피서를 떠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o  긍정적인 마음:

지치기 쉬운 날씨이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여름의 활기를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


대서는 1년 중 가장 뜨거운 절기로, 강렬한 태양과 높은 습도로 인해 지치기 쉬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선조들은 지혜를 발휘하여 건강을 지키고, 풍요로운 가을을 위해 땀 흘려 일했습니다. 대서의 인고의 시간을 통해 우리도 더욱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음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화에서는 더위가 물러나기 시작한다는 열세 번째 절기, 바로 '입추(立秋)'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서의 뜨거운 기운을 지나,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입추는 또 어떤 의미와 풍습을 가지고 있을까요?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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