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제59장: 근검(勤儉)과 중적덕(重積德)의 중요성

2025. 5. 8.

 

노자 도덕경 제59장은 사람을 다스리고 자연의 이치(하늘)에 순응하는 데 있어서 '아끼고 검소하는 것(嗇)'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는 장입니다. 이러한 검소함이 어떻게 '덕(德)'을 깊이 쌓는 것(重積德)으로 이어지고, 이 쌓인 덕이 궁극적으로 무적(無敵)의 힘과 안정적인 통치, 그리고 영원함을 얻는 근본이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깊은 뿌리와 견고한 바탕을 비유로 사용하여 도(道)를 따르는 삶과 통치의 지속성을 이야기합니다.

 

 

뿌리가 깊고 바탕이 튼튼한 나무. 검소함으로 덕을 쌓아 오래간다.

📜 원문 (原文)

  59   

治人事天 莫若嗇
夫唯嗇 是以早服
早服謂之重積德
重積德則無不克
無不克則莫知其極
莫知其極 可以有國
有國之母 可以長久
是謂深根固柢 長生久視之道

 

📃 원문 의미

  59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에는 아끼고 검소한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무릇 오직 검소한 덕을 지녀야 일찍이 도리에 순응하게 된다.
일찍이 도리에 순응하는 것을 덕을 두텁게 쌓는 것이라고 한다.
덕을 두텁게 쌓으면 능히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능히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없으면 그 한계를 아는 자가 없다.
그 한계를 아는 자가 없으면 능히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 원리(어머니)를 지니고 있다면, 나라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다.
이것을 깊은 뿌리와 견고한 바탕이라고 한다. 이것이 곧 오래 살고 멀리 보는 도(道)이다.

 

💧 구절별 해설 및 해석 (逐句解說與解釋)

 

1. 治人事天 莫若嗇 (치인 사천 막약 색)

o  문자적 의미: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에는 아끼고 검소한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o  해설: '治人(치인)'은 사람을 다스리는 것, 통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事天(사천)'은 하늘을 섬기는 것, 자연의 이치나 도(道)의 원리에 순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지도자(왕)가 수행해야 할 두 가지 큰 임무를 나타냅니다. '莫若(막약)'은 '~보다 나은 것은 없다', 즉 '가장 좋다'는 최상급 표현입니다. '嗇(색)'은 아끼다, 절약하다, 검소하다, 보존하다, 인색하다 등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인위적인 낭비나 과도한 소모를 피하고,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며, 인위적인 욕심과 활동을 절제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o  해석: 사람을 다스리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인위적인 노력이나 욕심을 부리기보다 에너지와 자원, 그리고 자신의 마음과 활동을 아끼고 절제하는 '검소함(嗇)'이 가장 중요하고 좋은 방법임을 선언합니다.

 

2. 夫唯嗇 是以早服 (부유 색 시이 조복)

o  문자적 의미: 무릇 오직 검소한 덕을 지녀야 일찍이 도리에 순응하게 된다.

 

o  해설: '夫唯嗇(부유 색)'은 '무릇 오직 검소함(嗇)만이'라는 뜻으로, 앞선 내용을 강조합니다. '是以(시이)'는 '이로써', '이 때문에'. '早服(조복)'은 '일찍(早) 복종하다/순응하다(服)'는 뜻입니다. 무엇에 복종하는가는 문맥에 따라 다릅니다. 자신의 본성, 도의 원리, 자연의 흐름, 백성들의 필요 등에 일찍 순응하게 된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o  해석: 인위적인 낭비나 과도한 소모를 피하고 검소함을 실천할 때, 비로소 자신의 본성을 따르거나 도의 원리에 순응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인위적인 욕심을 덜어낼 때 진정한 순응(服)이 가능해짐을 시사합니다.

 

3. 早服謂之重積德 (조복 위지 중적덕)

o  문자적 의미: 일찍이 도리에 순응하는 것을 덕을 두텁게 쌓는 것이라고 한다.

 

o  해설: '早服(조복)'은 앞서 말한 '일찍 순응하는 상태/능력'을 가리킵니다. '謂之(즉 무불극)'은 '곧(則) 이기지 못함(不克)이 없다(無)'는 이중 부정 구문으로,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o  해석: 내면의 덕이 깊고 견고하게 쌓이면, 어떤 외부적인 어려움이나 반대 세력도 능히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는 무적(無敵)의 힘을 갖게 됩니다. 이는 물리적인 힘이나 폭력이 아니라, 내면의 안정과 조화, 그리고 도와의 합일을 통해 얻어지는 진정한 강함입니다 (제22장 '不爭 故天下莫능與之爭'과 유사).

 

5. 無不克則莫知其極 (무불극 즉 막지기극)

o  문자적 의미: 능히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없으면 그 한계를 아는 자가 없다.

 

o  해설: '無불크(무불극)'은 앞서 말한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상태'입니다. '莫知其極(막지기극)'은 '그(其) 끝/한계(極)를 아는(知) 자(者)가 없다(莫)'.

 

o  해석: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되면, 그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의 강함은 외부로 과시되지 않고 깊이 내재되어 있어, 그 깊이와 끝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감히 대적하려 하지 못합니다. (제26장 '靜為躁君', '君子不離輜重'과 연결)

 

6. 莫知其極 可以有國 (막지기극 가이 유국)

o  문자적 의미: 그 한계를 아는 자가 없으면 능히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

 

o  해설: '莫知其極(막지기극)'은 앞서 말한 '능력의 한계를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可以有國(가이 유국)'은 '가히(~할 수 있다 可以) 나라를 가지다/다스리다(有國)'. 제25장의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과 연결되며, 왕의 자격을 논합니다.

 

o  해석: 자신의 내면의 힘이 너무 깊고 헤아릴 수 없어 그 한계가 알려지지 않으면, 아무도 그에게 함부로 도전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는 인위적인 힘으로 통치하기보다, 내면의 깊은 덕으로 안정적인 지배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7. 有國之母 可以長久 (유국지모 가이 장구)

o  문자적 의미: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 원리(어머니)를 지니고 있다면, 나라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다.

 

o  해설: '有國之母(유국지모)'는 '나라를 가지는/다스리는 것(有國)의 어머니(母)'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母'는 만물의 근원인 도(道), 또는 도에서 비롯된 근원적인 원리(重積德)를 비유합니다 (제1장, 25장, 52장 참조). '可以長久(가이 장구)'는 '가히(~할 수 있다 可以) 오래도록 지속되다/영원하다(長久)'.

 

o  해석: 덕을 깊이 쌓아 안정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 원리(重積德)야말로, 나라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고 오래도록 지속되게 하는 어머니와 같은 바탕입니다. 도의 원리에 기반한 통치만이 영원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8. 是謂深根固柢 長生久視之道 (시위 심근 고저 장생 구시지 도)

o  문자적 의미: 이것을 깊은 뿌리와 견고한 바탕이라고 한다. 이것이 곧 오래 살고 멀리 보는 도(道)이다.

 

o  해설: '是謂(시위)'는 앞서 설명된 내용들(嗇 -> 早服 -> 重積德 -> 無불크 -> 莫知其극 -> 可以有國 -> 有國之母 可以長久)을 가리킵니다. '深根固柢(심근 고저)'에서 '深根(심근)'은 깊은 뿌리. '固柢(고저)'는 견고한 바탕/기초. 나무가 깊이 뿌리내리고 단단한 줄기를 가질 때 흔들리지 않듯이, 안정된 바탕을 비유합니다. '長生久視之道(장생 구시지 도)'는 '오래 살고(長生) 오래 보는/지속되는(久視) 도(道)'. '久視'는 단순히 오래 보는 것을 넘어, 오래도록 존재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영원성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제7장 천장지구와 연결).

 

o  해석: 검소함과 절제를 통해 덕을 깊이 쌓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얻는 무적의 힘과 안정적인 통치는 마치 나무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단단한 바탕을 다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개인의 생명을 오래 보전하고, 그의 영향력이나 업적이 오래도록 지속되며, 변치 않는 진리를 오랫동안 관통하는 '도(道)'의 방식입니다.

 

🌳 전체 해석

  59   

쉰아홉 번째 장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자신과 나라를 안전하고 오래도록 지킬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인위적인 낭비나 과도한 소모를 피하고 '아끼고 검소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무릇, 오직 이렇게 검소함을 실천할 때, 비로소 자신의 본성이나 도의 원리에 '자연스럽게 순응하게' 됩니다. 이렇게 인위적인 것을 버리고 자신의 본성이나 도에 일찍 순응하는 능력이야말로, 내면의 **'덕(德)을 깊고 견고하게 쌓아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내면의 덕이 깊이 쌓이면, 어떤 어려움이나 반대 세력도 '능히 이겨내고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되면, 그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알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의 내면의 힘이 너무 깊어 그 한계가 알려지지 않으면, 아무도 그에게 함부로 도전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덕을 깊이 쌓아 안정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이 **근본 원리야말로, 나라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고 '오래도록 지속되게 하는 어머니와 같은 바탕'**입니다.

 

이러한 검소함, 자기 절제, 덕 쌓기, 안정적인 통치는 마치 나무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단단한 바탕을 다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개인의 생명을 **'오래 보전하고', 그의 영향력이나 업적이 '오래도록 지속'되며, 변치 않는 진리를 '오랫동안 관통하는 '도(道)'의 방식'**입니다.

 

🌟 제59장의 전체적인 의미와 중요성

제59장은 다음과 같은 핵심 사상을 제시합니다.

 

  1. 검소함(嗇)의 중요성: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근본으로서 검소함을 제시하며, 인위적인 낭비와 과도한 소모를 피하는 것이 도가적 삶의 시작임을 강조합니다.
  2. 중적덕(重積德): 검소함(嗇)과 순응(早服)이 내면의 덕(德)을 깊고 견고하게 쌓는 과정으로 이어짐을 설명합니다. 덕의 깊이가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3. 무불크(無불크)와 막지기극(莫知其極): 깊이 쌓인 덕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는 무적의 힘을 주며, 그 힘의 한계가 알려지지 않아 외부의 도전을 받지 않게 됨을 역설합니다. 이는 물리적인 강함이 아닌 내면의 덕에서 오는 진정한 강함입니다.
  4. 안정적인 통치와 영속성: 덕을 깊이 쌓은 사람이 안정적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이러한 덕에 기반한 통치 원리('有國之母')만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5. 심근고저(深根固柢) 비유: 깊은 뿌리와 견고한 바탕을 비유로 사용하여, 검소함과 덕 쌓기가 개인의 생명과 국가의 안정이라는 '長生久視'를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도의 방식임을 강조합니다.

 

제59장은 도가 사상의 핵심 덕목인 '검소함'과 '자기 절제'가 개인의 내면 수양과 사회 안정, 나아가 영원함에 이르는 근본 원리임을 심도 깊게 설명하는 중요한 장입니다. 인위적인 확장과 소모 대신 내면을 충실히 다지는 것이 진정한 힘과 지속성을 가져다준다는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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